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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소설 <해가 지는 곳으로> 내겐 꿈이 있고 그 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by 알쓸지모 2023.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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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곳으로)

 

해가 지는 곳으로

  • 지은이: 최진영
  • 출판: 미음사
  • 발행: 2017.06.30.

한겨레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최진영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되었습니다. 데뷔 이래 최진영 작가님은 특유의 박력 있는 서사와 긴 여운을 남기는 서정으로 ‘사랑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꾸준히 그려 냈습니다. <해가 지는 곳으로>는 최진영 작가님이 최초로 선보이는 아포칼립스 소설인데요. 원인 모를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쓴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 도리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동생 미소를 지키며 러시아를 떠돌며 살아가는데요. 도리와 지나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의 참혹한 현실을 목격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성장해 나가면서 결국, 나직하게 울리는 사랑의 전조. 재앙의 한복판에서도 꺼지지 않는 두 여자의 로맨스가 시작됩니다.

 

 

 

 

해가 지는 곳으로, 줄거리

원인 모를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감염된 사람들은 삽시간에 죽어 가고, 살아남은 이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떠돌아다닌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동생 미소를 지키며 러시아를 떠돌던 도리는 어느 날 탑차를 타고 떠나는 지나를 만난다. 지나는 미소를 돌봐주겠다며 도리를 탑차에 태우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도리와 지나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의 참혹한 현실을 목격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황폐해진 마을, 가족을 잃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해치는 사람들. 도리와 지나는 이러한 현실에 직면하며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리와 지나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성장해 나간다. 지나는 도리의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고, 도리는 지나의 외로움과 고통을 이해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하고 의지하며, 여행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간다.

결국, 도리와 지나는 "해가 지는 " 찾아 떠난다. "해가 지는 "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있는 곳이다. 도리와 지나는 "해가 지는 " 찾아 떠나며,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책 속에서

 

 

 

 

P. 17~18

죽는 순간 나는 미소에게 무슨 부탁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을 부탁할 것이다. 내 사랑을 부탁받은 미소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사랑을 품고 세상의 끝까지 돌진할 것이다.

 

P. 21

미세한 두통이성 가셔깊이 잠들  없던 아침에 눈을 뜨니 찬란한 태양빛이 지난밤 빗물을 조용히 먹어 치우고 있었다. 꿈이 있었다 꿈이 있었다. 심야 라디오를 만들고 싶었다작은 스튜디오에서 새벽을 보내고 싶었다.

 

P. 24

우리는 어디로 가?

우리는…… 여름을 찾아서.

여름은 어디에 있는데?

나는 손가락으로 태양을 가리켰다.

저기, 해가 지는 곳에.

미소는 혀로 사탕을 굴리며 내 손을 꼭 잡았다.

 

P. 31
사람들은 나를 보고 아빠를 닮았다고들 했다. 워낙어렸을 때부터그런 말을 들어서 나는 내가 정말 아빠를 닮은 알았다. 지금 생각은 다르다. 나는 아빠를 닮은 아니라 아빠를 닮았다는 말을 듣고 자랐을 뿐이다. 말이 나를 아빠처럼 만들었고.

 

P. 55

불행이 바라는 내가 나를 홀대하는 거야. 내가 나를 하찮게 여기고 망가트리는 거지. 절대 재앙을 닮아 가진 않을 거야. 재앙이 원하는 대로 살진 않을 거야.

 

P. 61
원한다면 내가 이발도 해 줄게.

건지는 손가락으로 머리칼을 빗어 올리며 질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나 머리 기르니까 약간 원빈 같지 않아?

나는 다시 놀랐다. 원빈이라니. 놀라운 말이다. 재앙 이후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단어였다.

 틈만 나면 사이드 미러를 보며 머리를 빗어 올리던 건지는 그러니까, 그때마다 원빈을 생각하고 있었단 말인가.

어떨 때 보면 강동원 같기도 하고, 건지는 계속 놀라운 말을 했다.  

 

 

 

한 번은 긴 호흡으로: 최진영 작가 인터뷰

이: <해가 지는 곳으로> 작가의 글에서 ‘한 번은 긴 호흡으로 써야 할 이야기였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다른 소설 작업 과정과 달랐던 이유가 따로 있었나요?

 

최: 제가 지난 몇몇 단편들과 장편에서 레즈비언 이야기를 쓰긴 했지만 전면에 내세운 적은 없거든요. 제 소설 속 레즈비언 커플이 제대로 사랑을 해본 적도 없고요. <끝나지 않는 노래>라는 장편 소설에 수선이라는 인물이 레즈비언인데, 그 소설이 여성 삼대 이야기여서 수선의 사랑에만 집중하기는 힘들었어요. 수선은 제 엄마 세대예요. 지금 저희 세대 성소수자도 많은 억압과 차별을 당하는데 저희 윗세대는 어땠겠어요. 동성애는 거의 언급도 불가능한 분위기였겠죠. 그래서 그 소설에서는 전면에 내세울 수가 없었는데, 은퇴하기 전에 한 번은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설을 써보고 싶었어요.

 

이: 은퇴한다는 말을 꺼내시긴 너무 젊으신데요?

 

최: 전 언제나 은퇴를 생각합니다.(웃음) 마지막 소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해요. 은퇴하기 전에 꼭 쓰고 싶은 소설 중에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 작년 가을에 <딸에 대하여> 쓰신 김혜진 작가님과 같이 강연을 하셨다는 기사를 봤어요. <딸에 대하여>는 엄청 다른 성격의 소설이잖아요. 그래도 ‘퀴어 여성 소설’이라서 비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 김혜진 작가님 소설과 제 소설이 '젊은 작가 시리즈'로 비슷한 시기에 나왔고 소재도 비슷해서 두 소설을 묶어서 행사를 진행했는데요. 저는 되게 든든했었죠. 김혜진 작가님의 소설에도 레즈비언 커플이 나오는데 제 소설과는 색깔이랄까 분위기가 조금 다르잖아요. 저는 그저 ‘사랑’에만 집중하는 편이었고 김혜진 작가님 소설은 거의 '레즈비언 커플 한국 생존기' 같은 느낌이고요.

 

(출처: wordswithoutborders)

 

 

 

(wordswithoutborders 창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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